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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한국은행이 낸 보도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정부의 민생, 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하여 4월부터 3개월간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RP매입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경제를 잘 모르면 무척이나 어려운 단어인데요. 저도 정확히는 몰라서 공부를 좀 해봤습니다. 일단 RP는 '환매조건부채권'을 말합니다. 



채권을 발행한 사람이 일정 기간 후에 금리를 더해 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돈이 없을때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빌리고 나중에 원금 + 이자를 갚는 차용증서로 보시면 되겠네요. 그럼 채권은 누가 발행할수 있고 돈은 어디서 빌릴수 있을까요?



채권은 차용증서입니다. 정부나, 공공단체, 또는 주식회사등이 발행할수 있다고 합니다. 발행주체에 따라 국채, 지방채, 특수채, 금융채, 은행채, 회사채로 구분됩니다. 


자 이제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어느 특정 기업에서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 은행에 맡겨놓은 돈 1000억을 인출하려 합니다. 해당 기업의 거래은행은 신한은행이었다고 가정해볼께요. 신한은행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일정금액을 항상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급 준비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000억은 없고, 900억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은행에서 자금이 부족해 기업에 돈을 못주게 되면, 시장에 돈이 안돌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신용경색'이라고 합니다. 신용경색이 오면 안되니까, 어떻게든 기업에게 1000억을 줘야합니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100억이 부족하니 빌려야 되는데, 어디서 빌려서라도 줘야겠죠. 명동 사채시장같은데서는 빌릴수 없습니다. 이자도 비싸고, 여튼 그건 말이안되죠. 그렇다면, 은행은 돈을 어디서 빌릴까요? 한국은행에서 빌립니다. 하지만, 한국은행도 호구가 아니니 그냥 빌려주는게 담보를 잡습니다. 그 담보가 바로 'RP(환매조건부채권)'입니다. 


그런데 현행 RP 매매 대상기관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아무 채권이나 담보로 잡을순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 대상기관을 크게 확대한 것입니다.  



은행들의 현금보유량이 부족하면 큰 문제가 올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기존에 RP를 매매하던 증권사와 은행들이 있는데 이번에 추가로 11개를 늘렸습니다.  


종합해보면 3개월간  돈이 필요한 만큼 저리로 빌려주겠다는 것이고, 담보로 잡는 RP매매사도 5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판 양적완화로 볼수 있는 것이죠. 시행일은 2020년 4월 1일부입니다. 


부연설명


부연설명을 더 드려보겠습니다. 기존에 기업들이 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했을까요? 회사채를 발행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채'는 발행하기도 어렵고 꽤 까다롭습니다. 단기간 자금조달이 필요할 경우  '어음'이라는 것을 끊어서 단기로 돈을 빌릴수 있습니다. 이를 기업어음(CP)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CP이자를 보면, 매우 높게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우량한 기업인 A1 기업들도 연 2.2%에 돈을 빌릴수 있습니다. 그보다 밑의 기업들은 더 고리로 돈을 빌려야 하는 것이죠.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지 못해서 신용경색으로 인해 도산을 하게되면, 그 파장은 엄청날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에서 RP를 무제한으로 매입한다고 하면 정확히 어떤 상황이 일어날까요? 


일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RP를 발행해 한국은행에서 연 0.85%로 자금을 조달할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기업에게 빌려주면 은행들은 가만 앉아서 2.2% - 0.85% = 1.45%의 수익을 먹게됩니다. 한국은행에서 3개월간 무제한으로 RP를 매입한다 했으니, 금융권에서는 무조건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려 할겁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은 돈을 빌리기 쉬워지고, 경쟁으로 인해 CP이자는 낮아질겁니다. 물론 금융권도 약간의 리스크를 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업이 망하면 돈을 못받을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이자수익을 먹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원활해 위기를 극복할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다른 효과는?


이러한 조치는 한국은행이 금융권에 무언의 압박을 주는 것입니다. 돈 빌려줘라, 그래야 안망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한국은행의 이러한 조치는 또한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국채금리의 안정화입니다.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계속 다운시켜왔지만, 3년물, 10년물 국채금리가 갑자기 치솟을때가 있습니다. 이번 전염병 사태도 그러한데요. 국채금리가 치솟는다는 것은, 한국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국채를 매도하고 떠나기 때문입니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 역시 올라갑니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죠. 때문에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RP를 무제한 매입하는 것입니다. 


부작용은 있을까? 


3개월한도의 정책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없습니다. 다만, 전염병이 장기화된다면 부동산과 중소자영업자들이 무너질수 있습니다. 건물이 비고, 임대료를 못내게 되면 건물주 역시 타격을 받게 되겠죠. 건물주 역시 건물을 대출받아 삿을 겁니다. 대출이자 감당이 안되면, 건물을 처분해야 하니 시세보다 낮게 처분을 하게됩니다. 이는 곧 부동산 가격의 다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번 사태가 빠르게 정리되고, 조속히 정상화되어 다시금 안정적인 상황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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